몽골은 방대한 자원 매장량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국가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전 세계적 자원 확보 경쟁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몽골의 광산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습니다. 희토류 보유국으로서의 잠재력, 중국과의 수출 의존 구조, 그리고 비가시적인 노동환경 문제까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몽골 광산경제의 실체를 세 가지 키워드(희토류, 중국수출, 노동환경)로 살펴보겠습니다.
희토류 채굴의 실제: 미개발 자원의 보고
몽골은 자원광국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체계적인 희토류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한 국가입니다. 2025년 현재, 기술 혁신과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몽골의 희토류는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도른노드 지역과 바얀홍고르 주 일부는 고순도 희토류가 집중적으로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질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오디뮴, 이트륨, 디스프로슘 등의 가치 높은 원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원소는 전기차용 모터, 군용 정밀기기, 인공위성 부품 등 핵심 산업에 활용되기 때문에 전략적 중요성이 큽니다.
그러나 몽골은 광물 채굴에 필요한 인프라 및 기술력이 현저히 부족합니다. 희토류는 단순 채굴 이후에도 고도 정제 및 분리 공정이 필요하지만, 현재 몽골 내에서는 정제시설이 거의 전무하며, 대부분의 원광은 원형 그대로 해외로 운송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부가가치 창출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국가 수익에도 한계가 존재합니다. 몽골광물자원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4년부터 독일, 일본, 한국 등 기술선진국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 1월 기준으로는 한국과학기술원과 공동 파일럿 정제플랜트를 건설 중입니다.
한편, 몽골 정부는 무분별한 외국 자본의 자원 개발을 경계하며, 자원주권 강화를 위한 입법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 말 제정된 '전략광물 보호법'에 따라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은 국유 기업 또는 정부 지분이 51% 이상인 법인만이 채굴 및 수출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법안은 자원 유출을 막기 위한 장치로 평가받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높여 일각에서는 개발 속도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희토류 자원은 경제적 가치 외에도 지정학적 파급력이 큰 분야입니다. 중국이 희토류의 최대 생산국으로 세계 공급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몽골은 ‘중국 대체 공급지’로서의 위상을 노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2024년부터 몽골산 희토류 샘플에 대해 정밀 분석을 시작했으며, 유럽 주요 국가들은 장기 계약 가능성을 검토 중입니다. 이는 몽골에게 중요한 기회인 동시에, 높은 기술 기준과 환경 규제라는 도전 과제도 함께 안겨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몽골 내 일부 지역 주민들은 채굴 활동으로 인한 토양오염, 지하수 고갈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으며, 민간환경단체는 정부의 일방적 개발정책에 대한 비판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몽골 정부는 2025년부터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강화하고, 광산 인허가 조건에 생태계 복원 계획을 포함하도록 법률 개정을 예고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몽골의 희토류 산업은 미개척 자원의 보고이자, 국제적 이슈로 부상 중인 분야입니다.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기술력, 인프라, 환경정책 등 복합적인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며, 국제 협력과 내부 구조 개편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자원강국으로 도약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중국 수출 의존도와 외교적 함정
몽골은 내륙국이라는 지정학적 특성으로 인해 무역 상대국 선택의 폭이 극히 제한적입니다. 이로 인해 자원 수출의 상당 부분이 국경을 맞댄 중국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2025년 1분기 기준, 몽골 전체 광물 수출 중 약 89.4%가 중국으로 향하고 있으며, 이 중 다수를 차지하는 품목은 석탄, 구리, 금 등의 전통 광물과 더불어 희토류도 포함됩니다. 특히 희귀 금속의 경우, 중국의 정제 및 가공 능력을 활용해야 하는 구조로 인해 몽골의 독립적인 수출 기반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이 같은 수출 구조는 경제적 의존도를 심화시키고 있으며, 정치적 긴장이나 외교 갈등 발생 시 수출 흐름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2023년 하반기, 몽골이 일본 및 인도와 희토류 공동 개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 중국 세관은 몽골 국경을 통과하는 일부 광물 운송 차량에 대해 통관 절차를 고의로 지연시키는 등의 비공식적 제재를 가한 바 있습니다. 이는 외교적 견제 수단으로 해석되었으며, 몽골 내에서는 중국의 지나친 영향력을 경계하는 여론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몽골은 자원 수출 경로의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몽골 정부는 인도와의 희토류 샘플 거래를 성공적으로 체결하였으며, 유럽연합과의 장기 계약 가능성도 물밑 조율 중입니다. 특히 2024년 하반기에는 프랑스의 국영 기업 오르아노와 우라늄 및 희토류 광물의 공동 개발 및 수출 프로젝트를 공식화하였습니다. 이로써 몽골은 특정 국가 의존에서 벗어나 자원 주권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변화 전략에는 구조적인 한계도 존재합니다. 몽골의 광물 운송 인프라는 대부분 중국과 연결된 도로 및 철도 노선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다른 국가와의 육상 또는 해상 연결망은 사실상 미비한 상태입니다. 해상 수출이 불가능한 내륙 위치 특성상, 중국 국경을 우회하는 대안 노선을 구축하는 데에는 막대한 투자와 국제적 협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몽골은 러시아 및 카자흐스탄과 연계한 새로운 철도 연결망인 이 노선이 완성될 경우 러시아 항구를 통한 유럽 수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출 품목 자체의 고도화도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단순 원광을 넘어서 가공·정제된 형태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확보되어야 외국 바이어와의 협상력도 상승합니다. 이를 위한 기술이전 및 가공설비 구축이 시급하지만, 몽골 내 자본과 기술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몽골 정부는 한국, 독일, 호주 등과의 광물 가공기술 협력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으며, 2025년 2월 기준, 독일 KfW개발은행의 지원을 받아 첫 희토류 정제 시범 공정 라인을 운영 중입니다.
몽골 중앙은행은 2025년 발표한 연례 경제보고서에서 "현재의 수출 집중 구조가 지속될 경우, 세계 공급망 위기나 중국 내수 변동 등 외부 변수에 의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며, 수출 구조의 다층화, 내수산업 육성, 기술자립도를 향후 10년 경제정책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외교 문제를 넘어, 국가 생존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몽골은 자국의 희토류 자원을 둘러싼 국제적 협상에서 점차 주체적인 위치를 확보해가고 있으나, 여전히 중국 중심의 무역 구조를 완전히 탈피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운송 인프라, 정제 기술력, 외교 전략이라는 세 가지 축을 얼마나 균형감 있게 확장할 수 있느냐가 향후 몽골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노동환경: 산업화 뒤편의 그늘
몽골의 광산산업은 국가 GDP의 약 25% 이상을 차지하며, 고용 창출과 외화 유입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경제적 성과 뒤에는 수많은 구조적 문제들이 내재되어 있으며, 특히 노동환경 문제는 광산업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식 등록된 대형 광산에서조차 작업자의 안전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으며, 중소형 민간 광구에서는 기본적인 보호장비조차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특히 '닌자 마이너스'로 불리는 비허가 개인 채굴자들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노동자군으로, 광업계 전체에서 중요한 비공식 경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몽골 통계청과 ILO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광산 종사자 중 약 34%는 계약서 없이 일하며, 이들 중 다수는 하루 10시간 이상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산소가 부족한 고지대 환경, 낙석 위험이 상존하는 갱도 조건, 겨울철에는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혹한 등이 겹쳐 노동자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환경에서 일하는 이유는 대체 일자리 부족, 생계유지 한계, 그리고 일부 지역에서는 광산 노동이 유일한 현금 수입원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미성년자 노동 또한 예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히 자르갈란트, 바트술 지역의 소규모 채굴장에서는 15세 미만 아동이 가족과 함께 채굴에 동원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유니세프와 몽골 NGO 연합이 2024년 실시한 현장조사에 따르면, 광산 인근에 거주하는 아동 중 약 12%가 채굴 또는 선광 작업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교육 기회 상실, 신체 손상, 중금속 노출 등 복합적인 위험이 수반된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고자 몽골 정부는 2023년 말 ‘광업 안전기준 강화법’을 제정하여, 광산 사업자에게 산업안전교육 이수 의무, 보호장비 지급, 작업환경 기준 충족 등의 요건을 부과하였습니다. 또한 비공식 채굴 노동자들을 제도권 내로 흡수하기 위한 ‘자격 등록제’를 추진 중이지만, 실효성 있는 실행에는 다수의 장애물이 존재합니다. 행정력 부족, 지역 관리감독 부재, 민간 사업자의 반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동 환경의 또 다른 문제는 광산 지역 주민과의 갈등입니다. 채굴 현장 주변으로 소음, 진동, 수질 오염 등이 빈번히 발생하며, 인근 농가에서는 가축 폐사와 농작물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학 약품을 사용하는 정광 공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는 지하수로 스며들어 장기적인 환경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들은 지속적으로 피해보상 및 공공의료 강화 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채굴 프로젝트 중단을 위한 주민 투표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2025년 들어 몽골 산업안전감독청은 광산 근로자 대상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외부 감시기구가 상시로 현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입니다. 또한 국제노동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산업안전 지침서를 배포하고 있으며, 이를 준수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사업 면허 정지 및 벌금 부과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개선은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법령은 존재하지만 실행력은 낮고, 노동자 권리 의식은 낮은 반면 생계 압박은 높아 불합리한 환경을 감내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진정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감독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의 기술 및 자금 지원, 민간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지역 사회와의 협력 체계 구축 등이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결론
몽골은 막대한 희토류 자원과 전략 광물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 경제적 가치는 아직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편중된 수출 구조, 낙후된 정제 기술, 불안정한 노동 환경 등 복합적인 제약 요인이 산업의 성장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자원 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 채굴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고, 공급망 다변화, 기술 협력, 노동권 보호 등 여러 분야에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희토류 중심의 산업 전략이 일시적인 수익 창출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 모델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부의 제도적 통제력 강화, 민간 부문의 책임경영, 그리고 국제사회의 기술적·재정적 지원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몽골은 비로소 ‘자원국가의 저주’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립 경제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입니다. 현재의 기회를 잘 살려내느냐는 결국 몽골 내부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이같은 개발은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자연을 훼손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